슈틸러병(Still’s disease)은 전신성 염증 반응을 특징으로 하는 매우 드문 자가염증성 질환입니다. 발열, 분홍색 발진, 관절통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어린이에게는 전신형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systemic juvenile idiopathic arthritis, sJIA)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감염과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만성적인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병인에 자가면역이 아닌 자가염증 기전이 중심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며, 진단이 어렵고 확정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기 진단과 면역조절 치료는 예후를 크게 좌우하므로, 의심 소견이 보일 때는 신속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슈틸러병의 개요와 특징
정의와 병리적 특징
슈틸러병은 주로 성인에서 발생하는 전신성 자가염증성 질환으로, 반복적인 고열, 분홍색 발진, 관절통이 특징입니다. 병리학적으로는 자가면역보다는 면역계의 과도한 염증 반응, 특히 인터류킨-1, 인터류킨-6 등의 사이토카인이 중심을 이룹니다. 이러한 염증 반응은 전신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장기 기능 저하로 이어질 위험도 존재합니다.
이 질환은 매우 드물고 특이적 바이오마커가 없어, 감염성 질환이나 악성 종양과 감별이 어렵습니다. 진단은 임상 증상과 일부 혈액 검사, 영상 검사에 의존해야 하며, 종종 ‘배제 진단(exclusion diagnosis)’의 형태로 이뤄집니다.
슈틸러병은 성인형 전신성 염증 질환으로 분류되며, 전신형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sJIA)과 임상 양상이 유사해 동일한 스펙트럼 질환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소아형과 성인형의 차이
소아형 슈틸러병(sJIA)은 일반적으로 16세 이전에 발생하며, 성장기 어린이에게 장기적인 관절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 고열과 발진, 근육통이 나타나며, 이후 만성 관절염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성인형 슈틸러병은 보통 16세 이후에 발생하며, 초기 증상은 감기나 독감과 유사하여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절통과 함께 림프절 비대, 간비비대, 흉막염 등의 전신 증상이 더 자주 관찰됩니다.
두 유형 모두 면역계의 염증 반응이 공통된 병태생리로 작용하지만, 병의 경과, 예후, 치료 반응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연령에 따라 구분된 접근이 필요합니다.
유병률과 발병 연령
슈틸러병은 10만 명당 약 1명 이하의 낮은 유병률을 가진 희귀 질환입니다. 성인형은 16세 이후에 주로 발병하며, 남녀 모두에게 발생하지만 여성에서 더 높은 빈도를 보입니다.
발병 초기에는 일반 감염성 질환으로 오인되기 쉬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환자 중 약 30~40%는 만성 관절염으로 이행하며, 일부는 자가염증 반응이 재발-완화하는 파형을 반복합니다.
적절한 면역 억제 치료 없이 진행될 경우, 장기 손상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전신성 염증 반응(hemo-phagocytic syndrome, HLH)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정의 | 자가염증성 전신 질환, 고열·발진·관절통 동반 |
유형 | 소아형(sJIA)과 성인형으로 구분 |
병리기전 | 자가면역보다는 사이토카인 기반의 염증 반응 |
유병률 | 매우 드물며, 10만 명당 1명 이하 |
발병 시기 | 주로 16세 이상 성인에서 발병 |
주요 증상과 진단적 단서
고열과 특징적 발진
고열은 슈틸러병에서 가장 흔하고 중요한 초기 증상 중 하나입니다. 보통 하루에 한두 차례 39도 이상으로 급격히 상승하고, 다시 정상 체온으로 떨어지는 ‘이중 발열 곡선’을 보입니다.
이때 발열과 함께 나타나는 분홍색 또는 연한 주황색의 발진은 복부, 가슴, 팔 등에 일시적으로 발생하며, 피부 자극 후 더욱 선명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발진은 비가려운 경우가 많으며, 열이 떨어질 때 함께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러한 패턴은 슈틸러병을 시사하는 중요한 단서로 작용합니다.
관절통과 근골격계 증상
관절통 또는 관절염은 질병이 만성화되는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증상입니다. 처음에는 일시적 통증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관절, 무릎, 손목 등 대관절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관절염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관절 부위의 부종, 열감, 움직임 제한이 동반되며, 장기간 방치 시 연골 파괴 및 관절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일상생활 수행 능력의 저하뿐 아니라 삶의 질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적극적인 치료로 조절하지 않을 경우, 만성 류마티스 관절염과 유사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조기 개입이 중요합니다.
기타 전신 증상
그 외에도 림프절 비대, 간비비대, 비장비대, 흉막염, 심막염 등 다양한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슈틸러병은 혈액질환이나 감염성 질환으로 오인되기도 합니다.
드물게는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식증(HLH) 또는 DIC(파종성 혈관내 응고) 등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증상 변화에 대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정신적 피로, 식욕 저하, 체중 감소 등 비특이적인 전신 쇠약 증상도 흔하게 나타나며, 전신 염증 반응이 누적되면서 발생합니다.
초기 증상 | 고열, 간헐성 분홍색 발진 |
관절 증상 | 대관절 중심 관절통 및 관절염 |
전신 증상 | 림프절 비대, 간·비장 비대, 심막염, 피로감 등 |
병인과 면역 기전
자가염증성 기전
슈틸러병은 자가면역 질환이라기보다는 자가염증 질환으로 분류되며, 면역계의 고유한 조절 이상이 중심 기전입니다. 주로 인터류킨-1β, 인터류킨-6, TNF-α 등의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됩니다.
이러한 사이토카인은 전신 염증을 유발하며, 체온 상승, 관절통, 간비비대 등 다양한 증상에 관여합니다. 특히 IL-1과 IL-6의 억제는 치료 반응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자가항체는 일반적으로 발견되지 않으며, 류마티스인자(RF), 항CCP항체는 대부분 음성으로 나타납니다.
유전적 소인과 환경 요인
슈틸러병의 발생에는 특정 유전적 감수성이 관여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HLA-DR4 등의 유전자 연관성이 제시되었습니다. 다만 명확한 단일 유전자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환경 요인으로는 바이러스 감염(EBV, CMV 등)이 촉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자극이 면역계의 비정상적 활성화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전-환경 상호작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병이 발현되며, 가족력이 없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혈액검사 및 생화학적 소견
슈틸러병 환자에서는 혈액검사상 백혈구 증가, ESR/CRP 상승, 페리틴 수치 급증 등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혈청 페리틴 농도의 급격한 상승은 진단적 단서로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간효소(AST, ALT) 상승, LDH 증가, 트랜스페린 감소 등이 동반되기도 하며, 감별 진단을 위해 결핵, 암, 자가면역 질환과 비교 평가가 필요합니다.
말초 혈액도말에서 비정상적인 혈구세포 이상이 관찰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골수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병태기전 | 자가염증성 질환, IL-1/6 중심 염증 반응 |
유전·환경 | HLA-DR4 연관성, 바이러스 감염 촉발 가능성 |
검사소견 | 백혈구 증가, CRP/ESR 상승, 고페리틴혈증 등 |
진단과 치료 전략
진단 기준과 감별 진단
슈틸러병은 특정한 단일 검사로 진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임상 진단 기준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으로 Yamaguchi 기준과 Fautrel 기준이 사용되며, 주요 증상과 혈액 소견을 기반으로 진단이 이뤄집니다.
이 질환은 전염성 질환, 악성종양, 자가면역 질환 등과 구별되어야 하며, 배제 진단(exclusion)이 필수적인 단계입니다.
자가항체가 음성이고, 고열·발진·고페리틴 혈증이 동시에 존재할 경우 진단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약물 치료 접근
스테로이드(프레드니솔론)는 초기 염증 억제에 효과적이며, 중등도 이상 환자에서는 메토트렉세이트 등 면역억제제를 병용합니다. 최근에는 IL-1 억제제(아나킨라), IL-6 억제제(토실리주맙)가 고효율 치료제로 사용됩니다.
이러한 생물학적 제제는 전통적 치료에 반응이 없는 환자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며, 장기 예후 개선에 기여합니다. 다만 면역 저하에 따른 감염 위험 증가를 동반하므로, 모니터링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치료는 단계별로 맞춤 적용되어야 하며, 병의 활동도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용량 및 약제 선택이 달라집니다.
장기 추적 및 재발 예방
슈틸러병은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경과를 보일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관찰과 추적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치료 중단 후 재발 위험이 존재하며, 조기 징후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혈액검사, 염증 수치 측정, 영상 평가를 통해 병의 활성도를 평가하며, 필요 시 약물 조절이 이루어집니다.
또한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통증 관리, 피로 완화, 심리적 지지까지 포함하는 통합적 치료 전략이 요구됩니다.
진단 기준 | Yamaguchi, Fautrel 기준 |
치료 약제 |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IL-1/IL-6 억제제 |
관리 전략 | 정기 추적, 염증 수치 평가, 증상 재발 감시 |
요약정리
슈틸러병은 반복적인 고열, 발진, 관절통을 특징으로 하는 희귀한 자가염증 질환입니다. 감염과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면역계의 사이토카인 과활성화로 인해 전신 장기 이상과 만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소아형과 성인형으로 구분되며, 자가항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진단은 배제 진단을 통해 이루어지며, 고페리틴혈증과 염증 수치가 주요 단서가 됩니다.
치료는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중심으로 진행되며, 장기 추적 관리를 통해 재발 예방이 중요합니다. 조기 진단과 적극적 치료가 예후를 좌우하며, 전신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접근이 권장됩니다.
정의 | 자가염증성 전신 염증 질환, 고열·발진·관절통 특징 |
진단 단서 | 배제 진단, 고페리틴혈증, 자가항체 음성 |
병태 기전 | 사이토카인 기반 염증 (IL-1, IL-6 중심) |
치료 전략 |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
예후 관리 | 장기 추적, 증상 재발 감시, 삶의 질 향상 중심 관리 |